빠르게 연병장에서 빠져나온 김현성은 홀로 고요한 복도 한가운데를 가로질렀다. 차분한 표정과 달리 그의 발걸음에서는 묘한 흥분이 베여 있었다. 매일 이 시간만을 기다려 온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드럽게 휘어져 있던 눈매는 목적지였던 문이 시야에 잡히자 원래 형태로 되돌아왔다. 문을 중심으로 있던 인기척들이 그가 나타나기 무섭게 하나둘씩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보리스님 실력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온 바가 있습니다. 대륙에서 손꼽히는 명사수라면서요.” 옆 테이블 쪽에서 귀에 거슬릴 정도로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또 시작인가. 와인잔을 쥐고 있던 진청의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명예추기경님께서 보잘것없는 활잡이일 뿐인 제 이름을 다 알고 계시다니, 영광입니다.” “보잘것없는 활잡이시라뇨. 겸손이 지나치셔...
문득 입안에서 뭔가가 걸리적거린다는 걸 느꼈다. 입안 사이에서 팔랑거리는 얇은 것이. "…?" 평소처럼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기고 있던 이기영은 손을 멈추고 혀를 움직여보았다. 몇 번 혀끝으로 더듬어보니 그 정체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시바. 이거 허물이자너. 아까 뜨거운 커피를 식히지 않고 그대로 입에 담았더니만. 연약한 입천장의 허물이 훌러덩 ...
* 진청이 이기영에게 뭔가 크게 잘못을 한 상황이라는 설정진청은 살아오면서 남들 앞에서 비굴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스스로 떳떳할 만한 선택을 골라왔다. 그림자 영웅이라는 웃기지도 않은 칭호를 얻었을 때는 상당한 수치심을 느끼긴 했으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필요했던 일이라는 걸 이해한 지금은 그 칭호로 ...
아주 오랜만에 필름 끊길 때까지 마셨는데 다음 날 아침 헤어진 지 3개월 된 진청의 집 침대 위에서 눈을 뜬 이기영이 보고 싶다. 시발. 시발. 시발. 내가 왜 여기에 있어. 이기영은 스스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은 걸 겨우 참았어. 진청과는 3개월 전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만나지 말자면서 sns와 카톡, 전화까지 모조리 차단을 박은 뒤로 단 한 번도 만나지...
1. 기연이 웨딩드레스 차림이 또 보고싶다는 욕심에 이혼하고 다시 합칠 때 둘만의 결혼식을 생각해봤다가, 기연이에게 평생 놀림당할까봐 엎어버리는 진청 보고싶다. 근데 이 때 들춰본 웨딩 카탈로그를 기연이에게 들키는 바람에 놀림받았으면 좋겠다. 2. 아니 왜 자꾸 청경 학원물이 보고 싶고 그러지. 이기영 때문에 1년 꿇은 진청이 수업 첫날 교실에 들어갔다가 ...
1. 적당히 외모만 변하는 수준까지 바란 거였는데 찐으로 악마의 힘까지 받아들인 둠청을 보고 입이 댓발 나오는 이기영 보고싶다 - 이미지 변신 정도만 하랬지 누가 힘까지 받으래요? 하여간에 악마소환자 아니랄까봐 욕심은 많아가지고 - 이 편이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뿐, - 됐어요 군사님이 그렇게 가벼운 남자일줄은 몰랐네요 실망이에요 - ...네가 할 ...
1. 과로 끝에 쓰러진 이기영을 대신해서 일하는 진청이 보고싶다 정확히는 자기 입으로 "희생과 부활의 신의 대리, 진청 입니다."라고 말하는 진청이 보고싶다 물론 저 대사 말할때마다 혀 오십번씩 씹고싶은거 꾹 참음 2. 진청과 이기영이 동거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시기에 단순히 군사님을 골려주기 위해 이기영이 누드 에이프런 이벤트 준비하는거 보고싶다. 군사님...
1. 새벽이라서 그런가 숭한것들만 생각이 난다 자기꺼 냅두고 진청 팬티를 뺏어 입는걸 좋아하는 기연이라든지 계획에 없던 외박에 갈아입을 속옷을 찾다가 진청 옷서랍 뒤져서 몰래 하나 챙겨입은게 계기일거같다 생각보다 편해서 진청네 집에 듵릴때마다 하나씩 챙겨왔으면 ..점점 서랍에 있던 갯수가 줄어들어서 의아해하는 진청...그러다 기연이가 세탁해서 돌려주는걸 받...
조용한 집무실 안. 갑옷을 입지 않은 가벼운 정복 차림의 김현성이 종이 한 장을 손에 들고 있었다. 가늘어진 눈으로 한참을 종이 위에 적힌 글씨를 읽어나가던 그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종이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집중력이 그새 다 떨어졌나. 작은 글씨들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도 내용이 뇌 속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오전부터 쉬지 않고 일했는데. 책상에는 아직...
철컥. 조용한 환경에서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나면서 문이 열린다. 실내로 들어가자 인기척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캄캄한 공간이 맞아준다. 늘 밝은 불빛과 사람들로 북적이는 광경만 봤던 터라 새삼 낯선 기분이 들었다. 여기가 이렇게 넓은 곳이었나. 새삼스러운 생각을 하며 이기영은 홀로 조용한 복도를 가로질렀다. 그가 발을 내딛자 어두웠던 공간에 불이 하나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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